금일은 기상하여 책을 정독했다. 앉아서 가만히 책을 들여다보다가 '어, 이거 기억나는데' 하는 순간들이 찾아와서 기뻤다. 참 이상했다. 나뭇잎 스치는 소리도 바깥 햇살도 너무 아름다워보였다. 그렇게 되다보니까 책을 읽다가 바람에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를 듣기도하며 눈을 창가 밖으로 돌리고는 했다.
가족들이 모두 쉬는 날이 찾아와주어서 오늘은 외식을하고 가족들끼리 시간을 보내기로 정해졌다. 좋다며 미소를 지어보이면서도 많은 기쁨을 품었었다. 외출할 준비를 마치고서 남은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책을 받치고 가만히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다 밖으로 나서게 되었다.
조수석에 앉아 노래에 맞추어서 손가락을 까딱이거나 흥얼거리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면서 '오늘을 정말 기쁜 날로 만들겠다.' 하고서 마음을 가다듬어갔다. 외식을 하면서도 시선은 가족들의 사소한 행동을 가만히 바라다보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더 챙겨주고 싶고 더 신경써주고 싶어지고... 이미 그런 행동을 하고 있었다. 나의 삶에서 다른 이들이 더 이상 시야에 들어오지않게되는게 너무나도 신비했다. 그만큼이나 나 자신이 무엇을 먹고 지금 이 순간에 무엇을하고 무엇을 느끼며 시간을 보내는지에 대해서 더 집중해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정말로 자신을 찾는 시간이 찾아온 건가?'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벤치에 앉아 편하게 기대거나 하늘을 바라다보면서도 "와, 이게 뭐야..?" 하면서 바보마냥 미소를 지었다.
그 후에는 가족들과 이곳 저곳 다니며 시간을 온전히 보냈다. 내가 시간을 온전히 보낸다고 생각하는게 지금까지 얼마나 있었을까..? 그러다보니 같이 있는 시간들이 너무 기쁘고 소중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을 피할 수가 없었다. 피하려고 하지도 이젠 그럴 의지도 생겨나지 않았다. 자연스레 스스로 하는 말들도 대답도 선명해지고 애매한 부분은 점점 말과 사고 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집에 돌아와 졸린 눈을 하고서 커피를 마시면서 몸을 흔들흔들 거리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강의에 시간을 보냈다. "자면 안되지--오늘 2권 1장 끝낼거야."하고서 이리저리 방법을 강구하며 1장을 마무리했다. 이제 그렇게나 궁금했던 제네릭으로 출발할 준비를 마쳤다.
강의를 마무리하고 가만히 창가를 바라보면서 아무런 생각없이 '나 행복해지고 싶어.' 하고 바보처럼 속으로 읖조려버렸다. 이 순간이 참 이상했는데..
정말... 머릿 속이 씻겨나가듯이 비워져버렸다. 내가 배울 것이 이것인지 여러번 물어보아도 내면은 아무런 대답을 주지않았다.
스스로 어떻게 변해가는 것인지, 이 갑작스런 변화점이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사실 나는 모르겠어서 자신이 어떠한 이유로 변화를 겪는지 모르겠어서.. 무섭다기보다는 정말로 이상하고 생소하다. 왜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면서 보낸시간에서는 변화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나, 하고 생각이 문득 든다. 책임과 반성의 시간이 필요했으리라 하고 생각을 하며 받아들이고 있다.
인정할때가 찾아온게 아닌가 싶다. 이젠 누구보다 나를 위해서 행복해지고 싶은가보다. 자신이 보낸 시간에 대한 시야를 바꾸고 책임감을 안고서 살아야할 때가 찾아온 것 같다. 의무감을 버려내면 버려낼 수록 자신에 대한 책임감이 깊이 느껴진다. 이제 자신을 위해서 행복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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